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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k Pain | #01. 호주에서 시작된 허리디스크. 2년간의 치료 기록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허리디스크, 그리고 허리 통증이 벌써 2년이 되어간다.

단순한 근육통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예상과는 달리, 나는 2년이라는 긴 여정을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이렇게 오래 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검사를 받고, 치료를 받고, 물리치료도 받고, 한국에 가서 치료도 받아보면서 어느새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처음 허리가 아팠을 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이 참 많다.

그래서 이 글은 의학적인 정보를 알려주기 위한 글이라기보다는, 

이제 다시 회사로 복귀를 앞두고 있는 내가 호주에서 살면서 허리디스크를 겪고 있는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지난 2년간의 기록을 남겨보려고 한다.

1. 그날의 기억: 평범했던 호주의 일상이 무너진 순간

코로나가 끝나고 새로 취직한 회사는 호주 전역에서 약 포장 주문을 받아 포장해서 보내주는, 호주에서도 규모가 꽤 큰 medical packaging 회사였다.

당시, 나의 주된 업무는 완성된 블리스터를 하나씩 눈으로 확인하는 일이었다. 

같은 자세로 고개를 숙이고 몇 시간씩 포장 속 작은 약들을 확인해야 했기 때문에 많은 집중력을 필요로 했고 몸에도 부담이 많이 가는 일이었다.

당시 업무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장시간 같은 업무를 해야 했다.

그러던 중 2024년 10월, 평소처럼 바쁘게 일을 하던 어느 날이었다.

업무를 하려고 살짝 상체를 돌리는 순간, 갑자기 왼쪽 허리 아래쪽에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졌고

물건을 들어 올리려고 하면 통증은 더 심해졌다.

그때는 정말 몰랐다.

이 통증이 앞으로 2년 동안 나를 따라다닐 거라는 것을.

2. “단순 근육통이 아니구나” — 처음 겪어본 디스크 증상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나는 통증을 참고 일을 마친 후 퇴근했다.

근육이 일시적으로 놀란 정도라고 생각해서 조금 쉬면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했다.

지금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그 통증이 막 시작됐을 때 바로 집에 와서 쉬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가끔 한다.

그런데 다음 날이 되자 통증은 나아지기는커녕 더 심해졌다.

결국 회사에 sick leave를 내고 injury report도 작성했다. 회사 업무 중 다친 경우라면 이 부분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그때는 WorkCover가 뭔지도 잘 몰랐고, 앞으로 어떤 과정이 기다리고 있는지도 몰랐다. 이 이야기는 👉WorkCover 편에 자세히 정리해 두었다.

하루아침에 걷기도, 앉기도, 누워 있기도 힘들었다. 진통제를 먹어도 통증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증상은 단순한 근육통을 넘어 다리 아래쪽으로 열감이 느껴졌고, 마치 머리카락 한 올이 피부를 살짝 스치는 듯하거나 무언가가 피부 위를 기어가는 듯한 불쾌한 느낌도 시작되었다.

그때 처음으로 생각했다.

‘이거, 단순한 근육통이 아닌 것 같은데…’

3. 호주 병원(GP)과의 만남, 그리고 막막함

결국 GP를 찾아갔다.

당시에는 걷는 것조차 힘든 상태였고, 우선 일주일 정도 쉬기 위해 medical certificate를 받았다.

상담 후 WorkCover 절차를 진행하게 됐고 관련 서류도 작성했다.

그리고 허리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MRI를 찍게 됐다.

검사 결과에서 L4/5와 L5/S1 부위의 disc bulging이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말로만 듣던 디스크를 나도 겪게 될 거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더구나 특별한 사고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기에, 갑자기 찾아온 심한 통증에 당황스러웠고, 한국도 아닌 호주에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할지 두렵고 막막하기만 했다.

Bulging disc는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가 정상적인 범위를 넘어 바깥쪽으로 돌출되거나 팽창된 상태를 말한다. 경우에 따라 주변 신경을 자극하거나 압박해 허리 통증이나 다리 통증, 저림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업무 중 부상을 당했을 때 해야 할 일

  • 통증이 시작되면 참지 말고 바로 멈추기. 나는 그날 끝까지 일하고 퇴근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가장 후회되는 부분이다.
  • 업무 중 다쳤다면 바로 회사에 보고하고 injury report 작성하기. 언제, 어디서, 어떤 동작을 하다 다쳤는지 최대한 구체적으로 남겨 두는 것이 좋다.
  • GP에게 “업무 중 다쳤다”고 분명히 말하기. 퀸즐랜드에서 WorkCover 클레임을 하려면 일반 진단서가 아니라 GP가 작성하는 Work Capacity Certificate가 필요하다.
  • 증상을 날짜별로 메모해 두기. 통증 위치, 다리 열감·저림 같은 변화, 복용한 약, 진료 날짜를 적어 두면 진료받을 때도, WorkCover 서류를 작성할 때도 큰 도움이 된다.
  • WorkCover 클레임은 미루지 않기. 퀸즐랜드는 부상 후 6개월 안에 클레임을 신청해야 한다.

※ 내 경험을 바탕으로 한 퀸즐랜드 WorkCover 기준이다. 다른 주는 제도가 다르니 해당 주의 기관에 확인하길 바란다.

4. 2년이라는 긴 터널의 서막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몇 주 정도 쉬고 치료받으면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상황은 내 예상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이 허리 통증은 그 후 2년 동안 내 일상과 직장생활, 그리고 호주에서의 생활까지 크게 흔들어 놓았다.

그렇게 나의 긴 치료 여정이 시작되었다.

다음 편에서는 전문의(Specialist)를 만나 피지오, 하이드로테라피 등 본격적인 재활 치료를 시작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혹시 지금 호주에서 나와 비슷한 통증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내 이야기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것은 의학적인 조언이 아니라, 지난 2년 동안 내가 직접 겪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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