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1~4부에서는 호주에서 노후를 준비할 때 알아두면 좋은 제도들을 하나씩 살펴봤습니다.
내 집, 수퍼, 다운사이징, HEAS, 그리고 60대 이후 수퍼를 활용하는 방법까지.
그렇다면 이 모든 준비가 실제로 필요한 시점이 오면 어떻게 될까요?
바로 67세 이후입니다.
이때부터는 단순히 “수퍼가 얼마 있느냐”만 보는 것이 아니라,
한국 국민연금 + 호주 Age Pension + 수퍼 + 내 집
을 하나의 노후 소득 구조로 연결해서 생각해야 합니다.
이번 마지막 편에서는 앞에서 설명한 제도를 다시 길게 설명하기보다, 67세가 된 이후 각각의 자산과 연금이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초점을 맞춰보겠습니다.

1. 67세가 되면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Age Pension
현재 호주의 Age Pension age는 67세입니다.
하지만 67세 생일이 되었다고 Age Pension이 자동으로 지급되는 것은 아닙니다.
Age Pension은 별도로 신청하거나, 이미 Centrelink의 적절한 지급을 받고 있다면 Age Pension으로 전환 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
Age Pension age가 되기 최대 13주 전부터 준비할 수 있기 때문에, 생일이 다가오기 전에 미리 신청 절차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2. 한국 국민연금도 함께 받을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국민연금을 받을 자격이 있다면 호주 Age Pension과 함께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한국 국민연금이 호주 Age Pension과 완전히 별개로 취급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Age Pension의 Income Test에서는 본인과 배우자의 여러 소득을 함께 살펴봅니다.
한국에서 받는 연금이 있다면 이것 역시 호주에서 연금액을 계산할 때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실제 계산에서는 한국 국민연금뿐 아니라 근로소득과 금융자산에서 계산되는 deemed income 등 여러 소득을 함께 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두 연금을 합쳐서 내 은퇴 후 현금 흐름을 보는 것입니다.
호주에서 거주한 기간이 부족한 경우에는 한·호 사회보장협정이 Age Pension 자격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3. 배우자가 아직 67세가 아니라면?
부부가 함께 노후를 준비할 때는 두 사람의 나이가 다르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본인은 67세가 되었지만 배우자가 아직 Age Pension 연령에 도달하지 않았다면, 배우자의 나이와 근로 여부 등이 Age Pension 심사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배우자가 아직 일을 하고 있다면 배우자의 소득도 부부의 소득 심사에서 고려될 수 있기 때문에, “나는 67세가 됐으니 Age Pension을 받겠지”라고 단순하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이 부분은 앞선 4부에서 설명한 TRIS와 IRIS를 활용할 때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4. 67세부터 수퍼의 Centrelink 평가가 달라집니다
Age Pension age (67세)가 되면 수퍼가 Centrelink 심사에 들어옵니다.:
- Assets Test에서는 수퍼 잔액을 자산으로 보고
- Income Test에서는 deeming rules를 적용합니다. (deeming 이란? 노후 준비 1부 참고)
즉, 67세 이후에는
“수퍼를 얼마나 가지고 있는가?”
와 함께
“그 금융자산에서 얼마의 소득이 발생한다고 Centrelink가 간주하는가?”
도 중요해집니다.
그래서 67세가 된다고 해서 무조건 수퍼를 급하게 빼거나 특정 금액까지 줄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내 수퍼와 다른 금융자산을 모두 합쳐서 Centrelink가 어떻게 평가하는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센터링크가 수퍼를 포함한 금융 자산에서 소득이 발생한다고 가정하는 구체적인 이율과 기준 금액은 Services Australia – Deeming 가이드를 참고하세요.
5. 그렇다면 60대 초반에 활용했던 TRIS는 어떻게 될까요?
앞선 4부에서 살펴본 TRIS(Transition to Retirement Income Stream)는 60대 초반에 수퍼를 활용하면서 일을 계속하거나 은퇴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략입니다.
그렇다면 67세가 되면 TRIS를 다시 어떻게 봐야 할까요?
TRIS는 기본적으로 은퇴 전후의 수퍼 현금흐름을 조절하기 위한 도구입니다.
따라서 60~66세에는
“TRIS를 활용해서 현재 소득과 수퍼를 어떻게 조절할 것인가?”
를 생각했다면,
67세부터는
“수퍼 + 한국 국민연금 + Age Pension을 합쳐서 매달 필요한 생활비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로 관점이 바뀝니다.
또한 67세가 됐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수퍼를 반드시 Account-Based Pension으로 바꿔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수퍼를 어떻게 받을지는 본인의 수퍼 상품, 은퇴 여부, 현금흐름, 세금 등을 함께 고려해서 결정해야 합니다. Services Australia도 은퇴 시 수퍼를 lump sum으로 받을지 income stream으로 받을지, 또는 계속 수퍼에 둘지를 개인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6. Account-Based Pension으로 바꿨다면 매년 최소 5%를 받아야 합니다
수퍼는 은퇴 후에도 같은 형태로 계속 가지고 있을 수도 있고, 연금을 받는 형태의 계좌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 Accumulation 계좌 → 내가 모아놓은 수퍼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 단계
- Account-Based Pension → 모아놓은 수퍼를 연금처럼 정기적으로 꺼내 쓰는 단계
입니다.
따라서 67세가 됐다고 해서 모든 수퍼에서 5%를 반드시 인출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수퍼를 Account-Based Pension으로 전환하면, 매년 일정 금액 이상을 반드시 지급받아야 하는 최소 지급 규정이 생깁니다.
65~74세의 최소 지급률은 5%입니다.
예를 들어 Account-Based Pension 계좌에 $500,000가 있다면, 해당 연도에는 최소 $25,000(5%)를 지급받아야 합니다.
반대로 수퍼를 Accumulation 계좌에 그대로 두고 있다면, 67세가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5%를 의무적으로 인출할 필요는 없습니다.
핵심: 5%는 Age Pension 때문에 인출하는 돈이 아니라, Account-Based Pension으로 전환했을 때 적용되는 최소 지급 규정입니다.
7. 그렇다면 집은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여기서 앞서 3부에서 다뤘던 HEAS(Home Equity Access Scheme)가 다시 등장합니다.
노후자산의 대부분이 집에 들어 있고,
“집은 있지만 매달 생활비로 사용할 현금이 부족하다.”
라는 상황이라면 HEAS를 하나의 선택지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꼭 Age Pension을 실제로 받고 있어야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Age Pension을 받을 자격은 있지만 소득이나 자산 때문에 실제 지급액이 0인 경우에도 HEAS의 qualifying pension 요건을 충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출잔액과 이자가 계속 늘어나기 때문에 내 집에 남는 equity와 상속재산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8. 결국 67세 이후에는 네 가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여기에 60대 초반에는 TRIS를 활용해 은퇴 전후의 수퍼 현금흐름을 조절할 수 있고,
67세 이후에는 상황에 따라 HEAS를 활용해 집의 equity를 생활비에 보탤 수도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가진 네 가지 자원을 어떤 순서와 비율로 사용할 것인가가 더 중요합니다.
9. Age Pension이 줄어드는 것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닙니다
노후 준비를 하다 보면 이런 생각을 하기 쉽습니다.
“Age Pension을 최대한 많이 받으려면 내 자산을 줄여야 하는 것 아닐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Age Pension은 소득과 자산이 많아질수록 지급액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반대로 생각하면,
내가 사용할 수 있는 다른 자산이나 소득이 더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Age Pension을 조금 더 받기 위해 수퍼나 금융자산을 무리하게 줄이는 것이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노후 준비의 목표는
“Age Pension을 100% 받는 것”
이 아니라
“내가 가진 자산을 최대한 오래 유지하면서 필요한 생활비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
이어야 합니다.
10. Age Pension을 받지 못해도 확인할 것이 있습니다
소득이나 자산 때문에 Age Pension을 받지 못한다고 해서 정부의 노인 관련 혜택이 모두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Commonwealth Seniors Health Card(CSHC)가 있습니다.
CSHC는 Age Pension age에 도달했지만 Age Pension 등의 income support payment를 받고 있지 않은 사람이 일정 소득 기준을 충족할 경우 신청할 수 있습니다.
Age Pension과 달리 자산심사는 없지만 소득심사는 적용됩니다.
따라서 Age Pension 자격이 안 된다고 바로 포기하기보다 CSHC 대상인지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1. 67세가 되면 이것부터 확인하세요

5부작을 마치며
호주의 노후 준비는 단순히 수퍼를 많이 모으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40대와 50대에는 어떤 자산을 만들 것인지,
60대에는 수퍼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그리고 67세 이후에는 그 자산과 연금을 어떻게 연결해서 생활비를 만들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앞선 글에서 살펴본 TRIS와 다운사이징, HEAS도 각각 따로 존재하는 제도가 아닙니다.
상황에 따라
수퍼 → TRIS → Age Pension → 한국 국민연금 → 필요하면 HEAS
처럼 서로 다른 시기에 다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 상황에 맞춰
“어떤 돈을 언제부터 사용할 것인가?”
를 미리 생각해두는 것입니다.
결국 안정적인 호주 노후를 만드는 최고의 방법은
한국 국민연금 + 호주 Age Pension + 수퍼 + 내 집
이라는 네 가지 자원을 장기적으로 연결하는 계획입니다.
그리고 이 다섯 편의 시리즈가 그 계획을 세우는 출발점이 되었으면 합니다.
※ Age Pension, Centrelink, Superannuation, HEAS 관련 기준과 금액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실제 연금 신청이나 수퍼 인출·전환, HEAS 신청 등 중요한 결정을 하기 전에는 Services Australia, ATO 및 본인의 super fund에서 최신 조건을 확인하세요.